그리움을 듣다
1987년 조용필 9집 앨범
그렇다, 나는 1990년 생으로 내가 태어나기도 무려 3년 전에 나온 앨범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에겐 어린시절의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노래다.
어린시절 나의 아버지는 캠코더를 참 좋아하셨다.
가족끼리 여행을 가거나 휴가를 떠나면 캠코더가 빠지는 일이 없었다.
우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으시고, 그 동영상에는 꼭 배경음악이 깔려 있었다.
그 때 기억에 남는 배경음악들이 아직도 참 많다.
주로 올드팝 위주의 음악들이었지만, 그 중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이 이 노래다.
가사
"내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정녕 기쁨이 되게 하여 주오"
"한 순간 스쳐가는 그 세월은, 내 곁에 머물도록 하여 주오"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을, 사랑은 영원히 남아 언제나 내곁에"
지금 내 나이 서른 둘, 아니 이제 곧 서른 셋.
그 때 이 노래를 선택한 우리 아빠의 나이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 아빠도 나와같은 청춘이 있었고 젊음이 있었다.
스쳐가는 그 세월을 붙잡고 싶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있었고 꿈이 있었다.
30여년 전 아빠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는 노래 가사다.
난 우리 아빠가 우리 가족을 대했던 그 마음을 온전히 느끼며 자랐다.
저 가사가 단순히 노래 가사만이 아님을 너무 잘 안다.
이 노래만 들으면, 자꾸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나는 80년대, 90년대 노래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 당시의 음악에는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힘든 무언가가 있다.
조용필 9집 앨범에 수록된 여러 곡들 중에서도,
특히 이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라는 노래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유의 목소리가 있다.
나는 이 목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울컥한다, 감정을 울리는 목소리임에는 틀림없다.
모든 노래에는 각자의 추억과 그리움이 담겨있다.
바쁘게 앞만보고 달려가는 삶에,
잊고 지냈던 노래를 찾아 들어보며 뒤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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