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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느끼다

[느끼다] 짬뽕같지 않은 세상

by 우리가사는세상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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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은 모든 재료가 조화롭다

짬뽕같지 않은 세상
흔히 이 복잡한 세상을 짬뽕같은 세상이라고들 표현한다.
여러 가지 재료가 모두 모여 맛있는 짬뽕을 만들어 내듯이,
여러 종류의 사람이 모두 뒤섞여 한데 살아가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세상은 결코 짬뽕이 아니다.

짬뽕에 들어가 있는 모든 재료들은 서로 조화롭다.
오징어와 굴, 배추와 양파 그리고 굴소스와 고춧가루 등
모든 재료들은 각자의 특성을 가졌지만, 또 그것들이 한데 모였을 때 조화로움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라는 각각의 재료들은 한데 모였을 때 서로 조화롭지 못하다.
우리는 이 세상을 짬뽕같다고 감히 높여 부를 수 없다.

 

뷔페같은 세상
이 세상을 짬뽕같다고 표현 할 수 없다면, 무엇이라고 부르는게 어울릴까.
쓸데없지만 자기 전에 누워서 머릿 속으로 한참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특이하게 이런 생각을 종종한다. 내 정답은, 뷔페같은 세상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짬뽕은 모든 재료가 한데 모여 조화로움을 만들어 냈지만, 뷔페는 그렇지 않았다.
한 접시 위에, 양식도 일식도 그리고 한식도 때로는 디저트까지 모두 담겨져 있을 때도 있었다.

'접시 위의 음식은 조화로울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마치 우리가 살아 온 것 처럼.'

첫 번째 접시
뷔페를 가면 첫 접시는, 항상 올라와 있는 음식들이 조화롭다.
파스타와 고기, 피자, 약간의 샐러드 그리고 음료 혹은 맥주 한 잔.

우리도 그렇게 살아왔다, 우리 인생의 첫 접시는 참 조화로웠다.
사회로 나오기 전 학창시절이라는 뷔페 안에서, 우리는 각자가 먹고 싶은 음식들을 골라 담았다.
한 접시 위에 나와 어울리는 그리고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을 골라 올렸다.
그 접시는 굉장히 조화로웠고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았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맛있는 첫 번째 접시를 먹었다.

두 번째 접시
뷔페의 두 번째 접시는 첫 번째 접시만큼 올라와있는 음식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진 못한다.
약간의 양식과 일식 그리고 정체모를 음식도 함께 올라와있다.
손이 가는대로 무의식 중에 올려버린 조금의 디저트도 함께 올려져있다.
탄산을 마실까 주스를 마실까 고민하다가, 아무거나 가지고 온다.

우리도 그렇게 살고있다. 사회라는 우리 인생의 두 번째 접시는 조화롭지 못하다.
나의 인생이라는 접시 위에, 내가 골라담지 않은 사람들이 하나 둘 올라와있다.

남기면 환경부담금을 내야한다는 말에, 올려져있는 음식들을 억지로 모두 삼키려 애쓴다.
누구는 더 이상 먹지 못하고 맞지 않는 음식들을 버린다.
누구는 억지로 삼켜내다 결국 체하고 만다.

 

이게 사회의 인간관계이다.


세 번째 접시
마지막 세 번째 접시는 보통 가볍다.
한 조각의 작은 케잌 혹은 쿠키, 그리고 과일과 함께 커피를 들고 온다.

첫 번째 접시와 마찬가지로 나에게 맞는 것들만 가져온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양을 알맞게 조절해서 가져온다 과하지 않도록..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 인생에서 세 번째 접시는 가벼워야 한다.
나의 인생이라는 접시 위에, 나에게 조화로운 사람들과 환경들을 올려두어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그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인생의 세번 째 접시를 가져온 것 같다.

디저트
우리는 대부분, 인생의 두 번째 접시를 먹고 있는 시간일 것이다.
나에게 맞지않는 혹은 나와 조화롭지 못한 사람들로 스트레스 받고 있다면,
억지로 삼키려 애쓰지 말고 세번째 접시로 넘어가자.

우리의 세 번째 접시 위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디저트와 같은 존재들 일 것이다.
내가 스스로 고른, 그리고 나에게 과하지 않고 조화로울 수 있는 그런 존재.

다만, 남은 음식을 처리하려면 환경부담금을 내야 하듯이
남은 인간관계를 처리하는 것에도 감정소모라는 약간의 비용은 발생 할 수 있다.